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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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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사무장 병원, 의료인도 처벌받습니다-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 금지와 의료인의 법적 책임

작성일 | 2026.06.01

1. 들어가며

"투자자가 자금을 대고, 의사는 명의만 빌려주는 구조." 의료 현장에서 이른바 '사무장 병원'이라 불리는 이 구조는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존재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자신의 면허를 빌려준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가 있었습니다.

많은 의료인들이 "나는 직접 진료만 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르게 봅니다.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에 가담한 의료인은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고, 면허 대여만으로도 별도의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이 칼럼에서는 의료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비의료인 의료기관 개설 금지 규정의 핵심 내용과 최신 판례 동향을 정리합니다.

 


 

2. 왜 비의료인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가 — 입법 취지

의료법 제33조 제2항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국가·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비영리법인 등 법정 주체만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의료법 제33조 제2항).

대법원은 이 규정의 입법 취지를 다음과 같이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도10779 판결)

비의료인에게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형식적 자격 요건의 문제가 아닙니다.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운영하면 ① 무면허 의료행위가 성행할 우려, ② 영리 위주의 과잉·왜곡 진료, ③ 의료자원 수급 계획의 왜곡 등 국민 건강에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란 무엇인가 — 대법원의 판단 기준

가. 핵심 기준: '주도적 처리'

대법원은 의료법 제33조 제2항이 금지하는 의료기관 개설행위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9다299423 판결)

즉, 판단의 핵심은 형식이 아닌 실질입니다. 개설신고가 의료인 명의로 되어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비의료인이 위 사항들을 주도적으로 처리하였다면 의료법 위반입니다.

나. 의료인 명의로 신고해도 위반이다

의료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을 갖추고 유자격 의료인을 고용하여 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한 행위는,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의료인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개설신고가 의료인 명의로 되었다거나 개설신고 명의인인 의료인이 직접 의료행위를 하였다 하여 달리 볼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9다299423 판결)

다. 기존 의료기관을 인수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비의료인이 이미 개설된 의료기관의 의료시설과 의료진을 인수하고 개설자의 명의변경절차 등을 거쳐 그 운영을 지배·관리하는 등 종전 개설자의 의료기관 개설·운영행위와 단절되는 새로운 개설·운영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서 금지하는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에 해당합니다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다67368 판결,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9다299423 판결).

라. 동업 약정의 경우 — 종합적 판단

비의료인과 의료인이 동업 약정을 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 그 위법 여부는 동업관계의 내용과 태양, 실제 의료기관의 개설에 관여한 정도, 의료기관의 운영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누가 주도적인 입장에서 의료기관의 개설·운영 업무를 처리해 왔는지를 판단합니다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도10779 판결).

마. 의료법인 명의의 경우 — 최신 판례의 엄격한 기준

최근 대법원은 의료법인 명의로 개설된 의료기관에 대해서도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을 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하여 적법한 의료기관 개설·운영으로 가장한 채 실질적으로는 비의료인 자신이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였다고 볼 수 있으려면,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의 개설·운영에 주도적으로 관여하였다는 점을 기본으로 하여, 의료법인을 탈법적 수단으로 악용하여 적법한 개설·운영으로 가장하였다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도11404 판결, 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1도2020 판결, 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3도1875 판결).

 


 

4. 의료인이 받는 처벌 — 생각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가. 비의료인의 개설행위에 가담한 의료인: 공동정범

의료인이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에 공모하여 가공하면 의료법 제87조, 제33조 제2항 위반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합니다 (대법원 2017. 4. 7. 선고 2017도378 판결).

이 경우 적용되는 처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의료법 제87조). 이는 2019년 8월 개정으로 대폭 강화된 것으로, 종전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입니다.

나. 면허를 대여한 의료인: 별도 처벌

2020년 3월 신설된 의료법 제4조의3은 의료인의 면허 대여를 명문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의료법 제4조의3 제1항). 면허를 대여한 의료인, 면허를 대여받은 자, 면허 대여를 알선한 자 모두 처벌 대상입니다 (의료법 제4조의3 제2항).

다. 개설자격 없는 자에게 고용된 의료인: 별도 처벌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에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의료인도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의료법 제90조는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자"를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라. 처벌 수위 요약

 

 

5. 사무장 병원의 또 다른 위험 — 건강보험 사기죄

사무장 병원 문제는 의료법 위반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은 의료법에 의하여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으로 볼 수 없고, 실질 운영자인 비의료인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이를 지급받은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실제로 진료행위가 정당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무관합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12. 13. 선고 2023고단1464 판결). 이 경우 피해액이 크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어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됩니다.

법원은 사무장 병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엄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속칭 '사무장 병원'은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의료의 적정을 기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의료법의 규정취지를 잠탈하는 것으로서, 불법 내지 과잉 의료행위를 조장하거나 진료비의 허위 내지 부당 청구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건전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이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처벌할 필요성이 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30. 선고 2022고단6645 판결)

 


 

6. 의료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실무 포인트

가. '나는 진료만 했다'는 항변은 통하지 않습니다

개설신고가 의료인 명의로 되어 있고, 의료인이 직접 진료를 하였더라도 비의료인이 실질적으로 운영을 주도하였다면 의료법 위반입니다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9다299423 판결). 법원은 형식이 아닌 실질을 봅니다.

나. 개설행위는 개설신고 시점에 종료되지 않습니다

비의료인이 주도적인 입장에서 한 일련의 의료기관 개설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포괄하여 일죄에 해당하고, 개설행위가 개설신고를 마친 때에 종료된다고 볼 수 없으며 비의료인이 주도적인 처리 관계에서 이탈하였을 때 비로소 종료됩니다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도10779 판결). 즉, 운영이 계속되는 동안 범죄도 계속됩니다.

다. 1인 1개설·운영 원칙도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습니다 (의료법 제33조 제8항). 또한 다른 의료인 또는 의료법인 등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의료법 제4조 제2항). 이를 위반하면 의료법 제87조에 따른 처벌 대상이 됩니다.

라. 투자 제안을 받을 때는 반드시 법률 검토를 받으십시오

"투자자가 자금을 대고 의사는 진료만 하면 된다"는 제안은 사무장 병원의 전형적인 구조입니다. 동업 약정의 형태를 취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비의료인이 운영을 주도한다면 의료법 위반입니. 계약서의 형식이 아닌 실제 운영 구조가 기준이 됩니다.

마. 실태조사와 결과 공표에 유의하십시오

2020년 12월 신설된 의료법 제33조의3은 보건복지부장관이 비의료인 개설 의료기관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위법이 확정된 경우 그 결과를 공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의료법 제33조의3 제1항). 수사기관의 수사로 위법이 확정된 경우도 공표 대상에 포함됩니다. 형사처벌에 더하여 사회적 명예 훼손이라는 이중의 불이익이 따를 수 있습니다.

 


 

7. 마치며 — 면허는 의료인의 전부입니다

의사·치과의사·한의사의 면허는 수년간의 교육과 국가 검증을 통해 취득한 것입니다. 그 면허를 타인에게 빌려주거나,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에 가담하는 것은 단순한 법 위반을 넘어 의료인으로서의 존재 기반을 스스로 허무는 행위입니다.

법원은 사무장 병원에 대해 일관되게 엄중한 처벌을 선고하고 있으며, 처벌 수위도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투자 제안이나 동업 제안을 받으셨다면,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가의 법률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면허를 지키는 것이 곧 환자를 지키는 일입니다.

 

 

본 칼럼은 2026년 6월 현재 시행 중인 의료법 및 관련 법령, 최신 판례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법률 검토가 필요하신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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